[매우 주관적 게임리뷰] The Last Of Us Part II - Sun, Jan 10, 2021
혐오와 증오의 게임이 혐오와 증오의 게임이 되었다.
예전부터 플레이한 게임의 리뷰를 조금 길게 적으려고 했는데, 드디어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
하필 라스트 오브 어스 2라니…
(혹시라도 플레이 예정이신 분들은 얼른 뒤로 가기를 눌러 주세요. 엄청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모두가 혐오하는 게임
출시전부터 이 게임은 혐오의 게임이 되었다. 개발자가 스토리를 일부 유출했는데, 전작의 주인공인 조엘이 사망한다는 루머가 돌았다.
출시전 평론가 평점은 거의 만점이었는데, 출시하자마자 대형 유튜브들과 게이머들의 리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희대의 망겜이라고.
그들이 이야기하는 이 게임이 망겜인 이유
이런 저런 혹평들이 쏟아졌고, 네티즌과 유튜버들은 이 게임을 조롱하기 시작했다. 게임의 중고가는 당연히 폭락.
- 모두가 몰입했던 전작의 주인공이 시작하자마자 주인공2에 의해 골프채 맞고 사망
- 주인공 1이 레즈비언
- 주인공 2의 비호감 외모
- 허무하고 알 수 없는 엔딩
- 주인공 2의 베드신이 매우 배드신, 일본에서는 삭제되었다고 들었다.
- 너티독의 게임 리뷰 조작설, 게임 디렉터인 닐 드렉먼의 유저를 조롱하는 트윗들
스토리 요약
전작에서 감염되면 좀비가 되는 이상한 포자가 전세계에 퍼진 아포칼립스 시대, 주인공 조엘은 고난 끝에 시애틀의 병원에 세계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인 엘리를 데려간다. 하지만 모두를 구하기 위해 엘리를 희생시켜야 한다는 사실에 결국 조엘은 저지하는 병원 관계자를 몰살시키고 탈출한다. 그 이후 엘리와 조엘은 어느 시골마을에 정착하게 된다.
파트 2의 시작은 게이머들이 절대 좋아할 수 없은 여성 캐릭터 애비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을 구해준 조엘을 갑자기 무차별 폭행 및 사살한다. 하지만 함께 잡힌 엘리는 죽이지 않고 방치하고 이후 엘리는 복수를 위해 애인인 다나 등의 일행과 함께 시애틀로 떠난다.
이후 플레이어는 엘리와 애비를 번갈아 조작하며 여러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이해하게 된다. 애비는 엘리를 수술해서 항체를 추출해 낼 담당 의사의 딸이었다. 당연히 조엘에게 복수하기 위해 훈련하고 갈고 닦은 전투기술을 이용해서 목적을 달성하고 시애틀로 돌아왔다.
처음 시애틀에서 엘리를 조작해서 결국 애비와 조우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엘리 일행은 임신한 친구를 비롯한 애비의 많은 친구들을 사살한다.
다시 애비의 시점으로 돌아와서 애비는 베프와 자신의 속한 무장세력과 사이비 종교집단의 대립에 휘말리고 이 와중에 우연히 자신을 구해준 사이비 종교집단의 레브를 구해주게 된다. 여러가지 사건에 휘말리며 애비는 광기와 증오의 허무함을 깨닫게 된고, 마지막에 엘리와의 목숨을 건 혈투에서 결국 엘리 일행을 살려주게 된다. 다시는 보지 말자는 메시지를 남기고 애비는 레브와 함께 시애틀을 떠난다.
또 다시 이번에는 엘리의 시점이다. 디나와 함께 행복해진 엘리지만 순간순간 불쑥 나타나는 조엘의 트라우마로 고통받고 있다. 결국 행복을 뒤로 한체 엘리는 다시 복수를 위해 떠난다. 애비와 레브의 위치를 알아냈지만 그 둘은 무장 사이코패스 집단 래틀러에게 이미 납치당해 생사불명 상태. 엘리는 자신의 손으로 복수를 하기 위해 래틀러를 공격하고, 묶여있던 사망직전의 애비와 레브를 구출한다. 구출 후 애비는 전투를 원하지 않는 애비에게 레브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협박하여 애비와 다시 결투를 벌이게 되고, 이번에는 애비를 사망 직전까지 몰아가지만 결국 죽이지 못하고 탈출을 방치한다.
디나의 집으로 돌아온 애비, 하지만 이미 디나는 아기 JJ와 함게 떠났고 자신의 방에서 조엘의 유품인 기타를 쳐보려 하지만 애비와의 마지막 전투에서 손가락을 잃어 기타를 칠 수 없게 된 앨리는 기타를 빈 집에 두고 허무한 표정으로 길을 떠난다.
소감
- 개인적 평점은 8/10. 평점 9점이라고 했더니 지인이 100점 만점이냐고 물었다. 처음에는 9점이었는데 이 글을 셀프리뷰하면서 살짝 빡쳐서 1점 깍아서 지금은 8점이 되었다.
- 긍정 부정을 묻는다면 51점 긍정.
- 또 하고 싶은 게임은 아니었다. 기생충처럼 답답하고, 터치에서 쌍둥이 동생이 죽었을 때의 충격도 생각났다. 에반게리온처럼 작가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전혀 주지 않았다.
- 하는 동안 즐겁지 않았다.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에 대한 생각을 계속했다. 끝나고 나서도 소위 말하는 고구마 100개의 답답한 마음이 꽤 오랫동안 남았다.
- 역시 전투와 그래픽은 최고. 이 점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유저가 동의하고 있다.
- 게임이니까 유저를 즐겁게 해야 한다는 생각과 게임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고 싶었던 제작진의 마음 사이에서 스스로도 갈등을 많이 했던 것 같다.
- 애비가 미녀였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살짝 궁금하지만 또 다른 이야기.
- 역시 유저들이 만족할 만한 성향의 작품을 먼저 내고, 나중에 감독판을 다시 만들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 의도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디렉터는 사이버 세상의 유저들의 광기와 분노를 끄집어 내는데 성공했다.
-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보고 싶어서 찾았던 대도서관 리뷰 영상에서 해피엔딩이라며 애비를 계속 죽이고 깔깔대던 유저들과 대도서관이 잊혀지지 않는다.
- 엔딩을 보고 난 후 3주가 지났지만 아직도 답답함이 머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아직도 안 산 사람은 안 해 봐도 될 것 같다.
-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애비에게 공감을 하게 되면서 생겨났는데, 엘리의 최종 복수전에 가담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엘리가 사망하고 게임이 끝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애비를 죽여야 하는 순간이 견디기 어려웠다. 상당수의 유저들은 반대로 애비를 놔주는 엘리에게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을 것이다.
- 엘리가 복수하러 가지 않고, 디나와 행복하게 사는 해피 엔딩이었으면 차라리 어땠을까 또 생각이 난다.
- 분노하는 유저들, 공감하는 유저들, 전투를 즐기는 유저들, 닐 드럭만과 너티독을 미워하는 유저들 모두의 입장을 이해할 수는 있었다.
- 여전히 인터넷 세상에는 나처럼 조용히 숨어서 “그래도 나는 이 게임 괜찮았는데” 라고 생각하는 유저들이 있을 것이다.
이후 현황
- 2021년 1월 11일 현재 수많은 유저들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2020년 GOTY가 되었다. 평론가들이 좋아하는 게임이었기 때문에 당연할지도.
- 방금 검색했는데, 메타크리틱 리뷰 에서 아주 근소하게 긍정이 부정을 앞선다. 또 생각거리가 많아졌다.
- 아마 한국과 일본의 유저들의 평점을 볼 수 있다면 여전히 10점 만점 기준으로 1-2점 사이가 아닐까 생각한다.